봉쇄 불구 여객선 운항·쇼핑몰도 혼잡…바이러스 무방비 확산 우려
인도발 변이바이러스까지 발견…백신은 부족 사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심각한 상황에 부닥친 가운데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인파가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힌두교 축제, 선거 유세장 등에 '노마스크' 인파가 몰리며 인도의 확산세가 거세졌듯 방글라데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데일리스타 등 방글라데시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를 앞두고 최근 며칠 째 전국 곳곳에서 방역 수칙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드 알 피트르는 라마단(이슬람의 금식성월)의 종료를 기념하는 축제로 올해는 13일부터 시작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당국이 전국 봉쇄령을 내렸지만, 쇼핑몰에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거리는 차로 혼잡한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특히 수도 다카 주민 수만 명은 고향으로 가기 위해 여객선 터미널로 몰렸다. 230여개의 크고 작은 강이 흐르는 방글라데시에서는 선박이 주요 교통수단이다.
현지 뉴스 영상과 사진 등을 살펴보면 송곳 하나 꽂을 틈이 없을 정도로 밀집한 인파가 부두와 여객선에 가득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으로 승객 상당수는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이들 여객선은 당국의 주간 운항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여객선 터미널에 군 병력까지 투입했지만 상황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거치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전날 "귀향 여객선이나 차량에서 감염된 후 이를 가족에게 옮길 수 있다"며 "당신은 가족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하시나 총리의 이런 당부도 고향에 가서 명절을 즐기려는 다수 국민에게는 잘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와중에 현지에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처음 발견됐다고 보건 당국은 지난 8일 밝혔다.
이중 변이 등 여러 종류의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백신 접종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도가 백신 수출을 줄이면서 약속된 물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방글라데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인도 제약업체 세룸인스티튜트(SII)로부터 6월까지 3천만회분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 700만회분밖에 공급받지 못한 상태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이날 누적 확진자 수는 77만3천513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초 7천명 중반까지 늘었다가 최근엔 1천명대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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