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인도네시아인 남성 접종 하루 뒤 사망…두통·다리 통증 호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20대 현지인 남성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진료기록부에는 '혈전'을 확인한 것으로 적혔으나,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사망 연관성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10일 인도네시아 보건부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자카르타에 사는 22세 남성 트리오 파우키 비르다우스(Trio Fauqi Virdaus)는 5일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아시안게임 경기장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그는 오후 3시30분께 귀가한 뒤 심한 두통과 고열,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트리오는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문을 닫아 진료를 받지 못했고, 점점 상태가 나빠지다가 숨을 제대로 못 쉬고 발작 증세를 보였다.
가족들은 6일 큰 병원 응급실에 트리오를 데려갔으나 오후 12시30분께 도착과 동시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진료기록부에는 혈전을 확인한 것으로 적혔으나, 혈전이 신체 어느 부위에서 발생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트리오가 다니는 회사가 백신 접종을 받도록 했다"며 "함께 맞은 동료도 비슷한 증세를 경험했는데, 트리오의 두통이 유달리 심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트리오는 심각한 병을 앓은 적이 없고, 사망 전날 출근할때만 해도 건강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이 개발한 시노백 백신만 사용하다가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 코백스(COVAX)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41만회 분량을 세 차례에 걸쳐 공급받았다.
보건당국은 지난주부터 자카르타와 발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반 대중에게 접종하기 시작했다.
트리오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인도네시아 백신접종 관리 국가위원회(Komnas KIPI)는 이날 오후 "백신접종 관리 지역위원회(Komda KIPI)와 공동조사를 벌인 결과 사망원인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얻지 못했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백신 1차 접종자는 1천334만명, 2차 접종 완료자는 863만여명이다.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백신을 직접 원인으로 한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는 입장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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