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지은 카중굴라 대교 개통…남아프리카 물류 대동맥

입력 2021-05-11 06:00  

대우건설 지은 카중굴라 대교 개통…남아프리카 물류 대동맥
개통식에 보츠와나·잠비아 등 5개국 정상 참석…통관 물류 일주일→2시간 획기적 단축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대우건설이 시공해 우여곡절 끝에 5년여 만에 준공한 남아프리카 잠베지강의 카중굴라 대교가 10일(현지시간) 공식 개통했다.
이날 보츠와나와 잠비아를 잇는 길이 923m의 카중굴라 대교의 북쪽 잠비아 국경사무소 주차장에서 열린 개통식에는 이들 나라뿐 아니라 주변국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 5개국 정상 등이 참석해 이 지역에서 카중굴라 대교가 물류 대동맥으로서 갖는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번에 원스톱으로 세관과 이민 업무 등을 처리하는 국경 포스트 설비도 함께 개통됐다.
이전에 다리가 없을 때 '폰툰'이라는 작은 바지선을 이용했을 경우 병목 현상 때문에 트럭 통관에 일주일이나 걸리던 시간이 이제는 단 두 시간이면 가능할 정도로 크게 단축됐다.


대우건설은 2014년 12월 5일 착공해 2020년 9월 5일 카중굴라 대교를 준공했다. 당초 준공은 지난해 3월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된 바 있다.
이후 이민국, 국경사무소, 다리 주변 연결도로 등 통관 부대시설까지 갖춰 준공 후 8개월 만에 이날 정식으로 개통하게 됐다.


개통식 현장의 이용환 대우건설 과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초 4년 예정이던 공사가 열악한 인프라 여건과 현지인들의 텃세로 인해 5년 넘게 걸리며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시피 했다"라며 "대한민국 건설사라는 자부심 하나로 직원들이 견뎠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감리와 감독을 맡은 현지 업체들이 1천800억 원 규모의 이런 큰 공사는 처음인데다 현지 근로자들도 마찬가지여서 작업을 하나하나 가르쳐가며 다리를 지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지금은 이곳 사람들도 우리 대한민국 기술력을 부러워하고 매우 고마워하며 현지 어디를 가든 회사와 프로젝트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 정도로 유명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카중굴라 대교 수주는 과거 아프리카 시공 경험에서 신뢰를 얻은 대우건설이 따냈다. 이번 장기간 공사도 사망 등 중대 사고 하나 없이 1천만 시간 무재해로 이뤄냈다고 한다.

개통식에는 직접 당사국인 보츠와나의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 잠비아의 에드가 룽구 대통령을 비롯해 두 나라와 접경한 짐바브웨의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의장인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 등과 함께 명예 손님으로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그밖에 다른 나라의 부통령, 차관, 각국 대사 등 하객 약 5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다리 위를 직접 둘러본 이들 정상은 축사에서 남아프리카 물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관련국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치하했다. 특히 보츠와나와 잠비아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 대우건설에 각별히 감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짐바브웨 주재 한국대사관의 도봉개 대사, 문기훈 영사 등도 자리를 함께 했고 한국 주재 잠비아 대사도 동석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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