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로켓포 150발 발사…이스라엘은 전투기로 가자지구 타격
7년만에 예루살렘 겨냥한 공격…네타냐후 "레드라인 넘었다" 경고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노재현 기자 =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성지인 동예루살렘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됐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로켓포 공격에 맞서 가자지구 공습을 단행하면서 팔레스타인인 약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이하 현지시간) AFP,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시설과 병력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하마스의 로켓 발사시설, 군 기지, 터널 등을 목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곳곳에서는 밤늦게까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외신이 전했다.
하마스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9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한 소식통은 AFP에 지휘관 중 한 명인 무함마드 파야드도 사망자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를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은 이날 저녁부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150발을 쐈다.
하마스의 공격에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전역의 대피소가 열리고 주민이 대피했다.
특히 예루살렘을 향해 로켓포 약 6발이 발사되면서 예루살렘 전역에서 공습경보가 울렸다.
예루살렘이 공격 목표가 된 것은 2014년 전쟁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대부분의 로켓포가 '아이언 돔' 미사일에 요격됐다며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부 오베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한 대응으로 예루살렘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로켓포 공격을 가한 하마스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었다. 강력한 힘으로 응징할 것"이라며 "우리를 공격하는 사람은 누구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이 우리를 불렀고 우리는 응답했다. 이스라엘이 계속한다면 우리도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된 것이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인 이날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섬광 수류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종교 활동 제한과 정착촌 갈등이 불씨가 되어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인 지난 7일부터 나흘째 이어진 충돌이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날 충돌 과정에서 305명이 부상했다. 이 가운데 228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위중한 환자도 다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향해 "양측은 긴장을 낮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AFP는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과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시도해온 이집트, 카타르가 긴장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정착촌 갈등이 이어져 온 동예루살렘 셰이크 자라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십 명을 쫓아내겠다고 위협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셰이크 자라는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지점에 있으며, 이곳의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은 부동산을 획득하려고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법정 분쟁을 벌였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반발 확산을 우려해 10일로 예정됐던 동예루살렘 셰이크 자라 정착촌 관련 판결 일정을 연기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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