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금지령에도 방역 무시…이슬람 금요 예배에도 '다닥다닥'
신규 확진자 수는 33만명으로 이틀째 다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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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확산 중인 인도에서 또 수만명이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종교 행사에 참석한 일이 발생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몇 달간 여러 축제와 종교 행사, 지방 선거 유세장 등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11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다운에서 수만명의 무슬림이 참여한 가운데 한 이슬람 성직자의 장례식이 열렸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는 방역 관련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상태지만 이날 인파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소셜미디어(SNS) 영상 등을 살펴보면 성직자의 관이 이동할 때 길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가 따라 움직였다.
마스크를 쓴 이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사람들 간 간격도 거의 없는 밀집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행사 관련자를 입건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영상을 살펴보고 있다"며 "방역 규정을 어긴 이들에게는 엄격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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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지난 7일 많은 무슬림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다닥다닥 붙은 채 금요 예배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이데라바드 당국도 정치·종교 집회를 금지한 상태지만 이날 예배에는 수백 명이 참석했다.
NDTV는 이날 예배 때 마스크를 쓴 이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폭증 원인으로 해이해진 주민의 방역 태세와 이중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을 꼽고 있다.
특히 3월 말 전국 곳곳에서 열린 '색의 축제' 홀리, 하루 최대 수백만 명이 참여한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대규모 지방 선거 유세 등에 수많은 인파가 마스크 없이 밀집했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폭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여전히 방역 수칙을 무시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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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에도 서부 구자라트주 나브푸라 마을에서는 수백 명의 여성이 물 항아리를 머리에 인 채 행진하는 종교 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마을의 바일리아데브 사찰로 향했다. 참가자들은 신전 꼭대기에 물을 부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다고 믿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9일 나흘간 40만명대를 기록한 뒤 최근 이틀 연속 감소했다.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각 주의 집계치 합산)는 32만9천94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각각 7만명과 3만명에 육박했던 '핫스폿'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수도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3만7천236명과 1만2천651명으로 준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전체의 누적 확진자 수는 2천299만2천517명이다.
8일 4천187명까지 늘었던 신규 사망자 수도 이날 3천876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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