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가부 장관, 논문표절로 박사학위 박탈 위기

입력 2021-05-12 01:47  

독일 여가부 장관, 논문표절로 박사학위 박탈 위기
사민당 베를린시장 후보로 꼽혀…선거전에 악재로 작용 전망
여가부 장관 "추호의 거짓없이 양심적으로 쓴 것" 반박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프란치스카 기피 독일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이 논문 표절로 박사학위가 박탈될 위기에 놓였다.
사회민주당(SPD) 소속인 기피 장관은 차기 베를린시장 후보로 거론돼온 만큼 이는 오는 9월 26일 연방하원·배를린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사민당에 추가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는 기피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재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조사위원회는 대학 측에 기피 장관의 박사학위 박탈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9년 10월 이뤄진 첫 조사는 기피 장관에게 질책하는 수순에서 마무리됐지만, 이후 자체 감정 결과나 여러 법률전문가의 검토 결과 이는 법적으로 허용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학측은 올해 1월부터 재차 조사에 착수했고, 조사위원회는 다른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기피 장관에 3주 이내에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했다. 이후 베를린자유대 학장단은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앞서 웹사이트 브로니플라그는 기피 장관의 박사학위 논문 전체 205페이지 중 76페이지에서 119차례에 걸쳐 표절된 부분이 발견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기피 장관은 의식적으로 베낀 게 아니라 추호의 거짓 없이 양심적으로 쓴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기피장관 측은 이와 관련,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베를린자유대에서 입장을 밝히라는 요청을 받았고, 아직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기피 장관은 사민당의 베를린시의회 1순위 후보다. 그는 현재 사민당 소속인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이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만큼, 사민당 차기 베를린시장 후보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기피 장관이 박사학위를 박탈당한다면 안 그래도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 중인 사민당의 선거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여론조사기관 인사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주말에 연방하원 총선거가 있다면 기민·기사당 연합이 25.5%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녹색당은 23.5%, 사민당은 15%를 각각 기록 중이다.
앞서 기피 장관은 박사학위를 박탈당한다면 장관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사민당의 베를린시의회 1순위 후보자직은 유지하겠다는 게 기피 장관의 입장이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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