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값받기' 토론회…"대기업 좌우 생태계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전선의 원재료인 구리, PVC(폴리염화비닐), 에틸렌 가격이 작년보다 2배 급등했는데 원재료 생산 대기업은 인상된 가격을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에 통보합니다. 또 전선 수요처인 대기업은 납품 중소기업에 원재료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해 주지 않아 현장은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홍성규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기중앙회와 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중소기업 제값받기, 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토로했다.
홍 이사장은 "대기업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주더라도 차일피일 미루거나 일부만 반영해줘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급등으로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지만, '고질병'인 납품 대금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이 납품 대금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유리한 시장 구조 변화와 중소기업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민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자동차 부품 산업을 예로 들며 "수탁기업이 생존을 위해 위탁기업 위주의 납품단가 책정을 수용해야 하는 수요 독점적인 생태계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독점적인 시장 구조의 변화 및 수탁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한 협상력 제고를 위해 전방위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일관되고 지속적인 불공정 거래 제재, 납품대금 조정협의 실효성 제고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 납품대금 제값 받기는 정부를 비롯한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회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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