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석유 부족 사태에 환경 규제 임시 완화…일부에선 사재기도

입력 2021-05-12 15:40  

미, 석유 부족 사태에 환경 규제 임시 완화…일부에선 사재기도
플로리나·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동부 지역 '비상사태' 선포
일부 주유소 재고 바닥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은 송유관 사이버 해킹 사태로 휘발유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일시적으로 환경 규제를 완화했다.


미 동부 연료 공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고 송유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상조치를 취한 것이다.
환경보호청(EPA)은 11일(현지시간) '휘발유 증기압 제한'(RVP)에 대한 완화 조치를 알라배마, 델라웨어, 조지아, 플로리다 일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으로 확대하고 기한도 31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EPA는 성명에서 "법에 따라 단기간 환경 규제를 해제하는 게 공익에도 부합한다"며 "연료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PA는 에너지부와 함께 다른 조치도 강구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EPA는 오는 18일까지 워싱턴DC와 메릴랜드,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에 이 조치를 발령했다.
이와 함께 교통부는 9일 휘발유와 디젤, 항공연료를 포함한 정유 제품을 운송하는 트럭 운전사에는 초과 근무를 허용하도록 했다.
휘발유 증기압 제한 조치는 여름철 휘발유 증발에 따른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한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버지니아는 석유 부족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사이버 공격 이후 미칠 파장과 우리 주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연료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석유를 운반하는 탱크 크기와 무게 규제를 풀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동남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부족 사태를 우려한 사재기 움직임까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애틀랜타의 주유소 가운데 20%는 미리 연료를 채우려는 운전자들이 몰려들면서 재고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조지아의 주유소 가운데 5∼8% 역시 판매할 석유가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10일 성명에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을 당한 후 휘발유 공급 부족 사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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