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당시에는 살아있었던 것으로 당국 결론…탯줄·태반 그대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에서 아이를 낳은 20대 남녀가 해외로 나가 신생아를 버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최근 체포됐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말 대만 수사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 남녀를 체포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대만 수사당국은 이 싱가포르 남녀에 대해 신생아를 유기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신생아는 지난 2019년 2월 타이베이의 한 쓰레기 처리시설에서 쓰레기봉투에 담긴 상태에서 발견됐다.
이 사건은 당시 대만 현지 언론에서 크게 다뤄졌다.
대만 검찰은 이들을 체포할 만한 충분한 객관적 증거를 자신들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체포된 싱가포르 여성은 2년여 전 남자친구와 함께 휴가를 보내던 대만에서 여자아이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아는 이후 시내 한 식당의 음식물쓰레기 통에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버려졌고, 이 봉투는 쓰레기차에 실려 식당에서 10㎞가량 떨어진 재활용 공장으로 옮겨졌다.
수 시간 뒤 공장 직원이 쓰레기봉투에 담긴 신생아 사체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 여아의 몸에는 탯줄과 태반이 그대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고를 받은 대만 수사당국은 쓰레기차 동선을 따라 100개가 넘은 폐쇄회로(CC)TV를 뒤지고 출입국 기록을 검사했다.
이 결과, 사건 당일 오후 호텔에서 나와 싱가포르로 돌아간 이 남녀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묵었던 호텔에서 발견한 혈흔이 신생아의 DNA와 일치함을 확인했다.
또 신생아 몸에 붙어있던 태반의 일부 조각을 이들이 묵었던 호텔 욕실의 배관 속에서 발견했다.
대만 수사 당국은 법의학 검사 결과, 이 신생아는 출산 당시에는 살아있었던 것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이들은 대만 수사당국이 2년 전 접촉했을 당시에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부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해당 여성은 당시 자신이 임신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만약 그랬었다면 대만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도 신생아가 담긴 쓰레기봉투를 버리러 호텔을 떠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약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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