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5%↓, 환율 4.6원↑, 국고채 10년물 금리 연중 고점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13일 국내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 원화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다만, 장 초반보다는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2%, 전월보다 0.8%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폭이고, 전월 대비로도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급등으로 국내에서도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에 종료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1.83%까지 급락해 3.103.88까지 밀리며 3,100선도 위협받았다.
앞서 이틀간 4조7천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이날 또 1조4천33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1조4천38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68억원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달러당 1,129.3원에 거래를 끝내며 지난달 1일 이후 처음 1,130원대에 육박했다.
채권가격도 대부분 약세(채권금리 상승)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156%에 장을 마쳤다. 금리 상승 우려로 종가 기준 올해 고점이었던 지난 3월 15일 2.152%를 넘어섰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2.1bp와 1.7bp 상승했다. 3년물은 0.2bp 올랐고 2년물은 0.3bp 하락했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은 장 초반과 달리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3,100선도 위협받았지만, 장중 한때 상승 반전하기도 하는 등 낙폭을 줄였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모두 2% 안팎으로 떨어지고,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가 각각 2.49%와 4.11% 급락한 것에 비해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 1,133.3원까지 올랐다가 1,290원대로 상승폭이 줄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도 미국과 물가 상승이라는 큰 흐름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한국은 코로나19 정상화가 미국보다 늦어져서 물가 상승압력도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물가상승 흐름은 비슷하지만 상승폭은 미국보다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물가 충격이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와 환율, 주식시장 흐름은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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