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 의료자문기구 "주요 감염지역 6-8주 더 봉쇄해야"

입력 2021-05-13 13:22   수정 2021-05-13 16:06

인도 정부 의료자문기구 "주요 감염지역 6-8주 더 봉쇄해야"
정부 의학연구위 "내일 뉴델리 개방하면 재앙…확진 비율 5∼10%면 해제 가능"
신규 확진·사망 수 36만명·4천100명…연일 세계 최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최고 권위의 의학 연구기관 수장이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을 억제하려면 두 달가량 더 주요 감염지역을 봉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람 바르가바 인도의학연구위원회(ICMR) 위원장은 12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검사 수 대비 확진 비율이 10%가 넘는 지구(district, 한국의 시·군과 비슷)에 대해 6∼8주가량 더 봉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ICMR은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정부 기관으로 인도 내 의학 연구를 책임진 최고 기관이다.
인도의 전체 확진 비율은 25%를 넘었다가 최근 17%대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전국 718개 지구 가운데 4분의 3은 여전히 확진 비율이 10%가 넘는다. 뉴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주요 도시의 확진 비율도 10%를 훌쩍 넘는다.
바르가바 위원장은 "(확진 비율이) 5∼10%에 도달하면 봉쇄를 해제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만약 내일 뉴델리를 개방할 경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뉴델리를 비롯해 뭄바이가 있는 마하라슈트라주, 벵갈루루가 주도인 카르나타카주, 타밀나두주, 라자스탄주, 케랄라주, 비하르주 등 전국 주요 지방 정부는 자체적으로 봉쇄령이나 이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도입한 상태다.

다만, 야당과 전문가 등 일각에서는 확실하게 확산을 막으려면 전국적인 봉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아직 전국 봉쇄령 발동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연방 정부가 지난해처럼 전국 봉쇄를 할 경우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2019년 재선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인해 곤경에 처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중에도 대규모 지방 선거 유세를 이어갔고 수백만 명이 몰린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를 방치했다는 점에서다.
바르가바 위원장은 모디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당국의 방역 조치가 늦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가 4월 15일 국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확진율 10% 이상 지역에 대한 봉쇄를 건의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각 주의 집계치 합산)는 36만2천727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 41만4천18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최근 35만명선에서 횡보 중이다.

이날 신규 사망자 수는 4천120명으로 이틀 연속 4천명을 넘었다.
이러한 신규 확진자와 신규 사망자 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 수는 각각 2천370만3천665명과 25만8천317명으로 집계됐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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