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전문가 설문조사…"백신 접종자 마스크 필요없어" CDC 권고와 배치
"접종률 80∼90% 도달 전까지 마스크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미국 전염병학자 대다수는 불특정 다수와 함께 있는 실내에서는 앞으로 적어도 1년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는 마스크를 대부분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한 미국 보건 당국과는 차이가 나는 견해다.
뉴욕타임스는 전염병학자 72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마스크 착용 문제를 놓고 설문 조사한 결과를 13일 보도했다.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이 백신 접종 여부를 알 수 없는 타인과 실내에 있게 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얼마나 오랜 기간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26%가 '특정 환경에서 계속'이라고 답했다.
'1년 이상'이라는 응답은 26%, '1년'은 29%였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적어도 1년간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답한 셈이다.
앞으로 '6개월'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5%였다.
응답자의 5%만 올여름에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또, 응답자의 88%는 백신을 맞았더라도 콘서트나 시위같이 군중이 많이 몰리는 야외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환자중심결과연구소'의 비비안 토우는 "앞으로 몇달 간 백신 접종률이 80∼90%까지 증가하지 않는다면 대형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전염병학자 3분의 1은 주로 주(州) 단위 정부 종사자다.
전염병학자들의 이런 반응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날 발표한 새로운 마스크 권고안과는 상반된다.
CDC는 백신 접종을 마친 지 2주를 넘은 이를 대상으로 대중교통 이용 시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동해도 된다고 발표했다.
NYT가 면담한 전염병학자들은 CDC의 이번 결정이 경제를 활성화하고 백신을 맞을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전염병학자들은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근거로 백신 접종률이 아직 바이러스 전파를 현저하게 늦출 수 있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80∼90%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12세 이상 인구 중 55% 정도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다.
버클리대 전염병학자인 샐리 피치오토는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중단할 수 있는 결정은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템플대 전염병학 박사인 루터-킹 페이센은 "지역 사회에서 감염 수준이 훨씬 낮아질 때까지 실내든 실외든 혼잡한 환경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고위험군과 어린이 등 백신을 접종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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