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 범죄 피해자 도왔던 소노라주 시장 후보 유세 중 살해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내달 멕시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방 도시 시장 후보가 또 살해됐다.
멕시코 북부 소노라주 검찰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카헤메 시장직에 출마한 아벨 무리에타(58) 후보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은 무리에타가 거리에서 선거 유인물을 나눠주던 도중 총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검찰 출신의 무리에타는 2019년 11월 멕시코 북부에서 발생한 미국계 모르몬교도 일가족 피살사건의 법률 자문도 맡은 바 있다.
당시 마약 카르텔의 매복 공격으로 여성 3명과 어린이 6명이 무참히 살해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카르텔의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소노라를 포함한 북부 국경 지역에선 미국으로의 마약 밀반입 루트를 놓고 카르텔의 영역 다툼이 거세다. 이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되기도 한다.
국경 지역뿐 아니라 멕시코 전역에서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멕시코 컨설팅업체 에텔렉트에 따르면 무리에타까지 지난해 9월 이후 살해된 후보들이 32명에 달한다.
후보와 전·현직 시장들을 포함해 같은 기간 살해된 정치인들은 80명가량이다.
에텔렉트에 따르면 대통령과 연방·주 의원 등을 뽑은 2018년 선거 당시에도 후보 48명이 살해됐는데 대부분 미제 상태다.
대체로 범죄조직의 세력 다툼이 치열한 곳에서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범죄조직이 저지른 범행으로 추정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매우 슬픈 일"이라고 무리에타 유족에게 애도를 전하면서 소노라 주정부를 도와 범인을 찾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 임기 6년의 중간 평가 성격인 이번 6월 6일 선거에선 연방 하원의원 500명, 주지사 15명, 시장과 지방의회 의원 수천 명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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