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노력 시급…미국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 무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유혈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양측을 동시에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분쟁을 막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역할이 시급한 시점에 미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왕이 부장은 사태 악화의 원인으로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공정한 해결책이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중동 평화 프로세스가 당초 궤도에서 벗어났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도 성실히 이행되지 않았다"며 "특히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지속해서 침해되면서 이스라엘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유혈 사태를 막는 것이고, 안보리는 이를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뒤 "중국은 5월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공동성명 초안을 작성했지만, 국제 정의의 반대편에 선 미국으로 인해 합의문을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동시에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67년 이전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각각 별도국가로 공존하자는 구상이다.
왕이 부장은 "안보리가 두 국가 해법을 재확인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가능한 한 빨리 이를 기초로 평화회담을 시작하기를 촉구한다"며 "중국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국가 권리 회복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지지하며 유엔 등 국제기구가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분쟁은 지난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경찰의 철수를 요구하며 10일 오후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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