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인구 29% 육박 초고령화…접종률 1% 불과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올림픽 개최를 두달여 앞둔 일본이 극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난에 시달리며 여든을 넘어간 고령층도 접종을 받지 못해 가슴을 졸이고 있다고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진행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전체 인구의 29%에 해당하는 3천600만명이 65세 이상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도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85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여의치 않아 전체 인구의 1%만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의 경우 백신 접종을 90세 이상으로 한정해 왔고 최근에야 85세까지로 접종 대상을 넓혔다.
이 때문에 대부분 일본의 노령층이 일상 생활로 복귀하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74세인 타무라 카츠코 씨는 WSJ와 인터뷰에서 "어느 곳도 자유롭게 다닐 수가 없다. 곧 온천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미국이 12세에서 15세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용한 것과 정확히 대비되는 일본의 상황은 심각한 백신 부족에 시달리는 동아시아 지역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WSJ는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일단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일단 7월말까지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 현재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만을 승인한 상태다. 모더나 백신은 이달중 승인 예정이다.
백신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다.
몇몇 도시의 경우 간호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넓은 연령층으로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한 일부 지역은 몰려드는 노령층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이바라키시에서는 이달 들어 대면 예약 창구를 개설했지만, 밤샘을 각오하고 백신을 맞으려는 수십명의 노인이 몰려드는 상황을 감수해야 했다.
도쿄 북단의 미토시 역시 대인 창구를 개설했지만, 창구 이용을 위해 별도의 예약을 받는 실정이다.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만1천명에 달한다. 다만 독감 등에 따른 사망이 줄며 지난해 전체 사망자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일본인은 7월23일 예정된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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