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2천800여발 공격에 90% 차단 주장
"하마스가 무력화하려 하지만 능가하기 어려울 것"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스라엘의 대공방어 시스템 '아이언돔'이 최근 격화한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무력 충돌에서 성능을 증명했다고 미국 보수 성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이 신문은 지난 한 주간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2천800여발 정도 쐈지만 아이언돔의 요격 덕분에 이스라엘의 인명피해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16일 현재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어린이 55명을 포함해 188명이지만 이스라엘측은 10명으로 차이가 현격하게 나는 것도 아이언돔의 방어력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로켓포 가운데 90% 정도를 아이언돔이 방어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대니 야톰 전 국장은 "하마스가 전례 없이 동시다발로 로켓포를 쏴 아이언돔을 뚫어보려 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아이언돔이 무력화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WSJ는 하마스 로켓포 공격의 20%가 집중된 아슈켈론을 아이언돔의 성능이 발휘된 곳으로 꼽았다.
인구 약 15만명의 이 도시는 가자지구 경계와 약 13㎞밖에 떨어지지 않아 하마스가 로켓포를 쏘면 수초 안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인명피해가 3명에 그쳤다.
또 수직 방향으로 기동하는 하마스의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을 만큼 아이언돔의 성능이 개량됐다고 WSJ는 소개했다.
이 신문은 "아이언돔의 방어력으로 인명피해가 적었기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상전에 대한 압박을 적어도 지금까지는 받지 않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영국의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롱크 연구원은 "아이언돔은 특정 시간 안에 800발을 발사할 수 있다"라며 "하마스가 이 시스템을 능가하기는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2011년 이스라엘군에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16억 달러의 미국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이 개발에는 이스라엘 군수회사 라파엘과 IAI가 참여했고, 미국 레이시온과 협력해 미군용 아이언돔이 생산중이다.
이스라엘과 지난해 국교를 맺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인도와 아시아 지역 일부 국가가 '실전'에서 성능이 입증된 아이언돔을 도입하려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스라엘 측의 인명피해가 팔레스타인의 20분의 1에 그치는 것은 아이언돔의 방어력 때문만이 아니라 양측의 전력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중동 최고의 공군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이 탈출구 없이 고립된 가자지구를 맹폭하고 있고, 하마스의 대공 방어 능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또 가자지구는 서울의 절반 정도의 면적에 인구 200만명이 사는 인구 밀집 지역이어서 이스라엘 전투기 편대가 폭격하면 민간인의 부수피해가 클 가능성이 매우 높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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