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비트코인 추가매도 전망에 '정말이다' 뜻 "인디드" 답변
별다른 배경설명 없어…10여시간 뒤 "전혀 안 팔았다" 해명성 답
비트코인 4만5천달러 붕괴, 석달만 최저…'시세조종' 비판 가열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이재영 기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또 트위터로 가상화폐 시장을 흔들었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미스터 웨일'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면서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윗을 남겼다.
이에 머스크가 "인디드(Indeed·정말이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답변의 '함의'를 해석했다.
이러한 해석대로면 이날 머스크의 답변은 최근 입장과 뉘앙스가 180도 달라진 것이었다.
그는 지난 12일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물론 머스크의 답변만 두고 비트코인 처분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디드'라는 여섯 철자 한 단어 외엔 어떤 배경설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처분을 고려 중이거나 매각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도 "머스크가 비트코인 처분에 동의했는지, 머스크가 (최근 발언으로) 비판에 직면했다는 심정에 동의했는지를 명시하지 않은 채 '인디드'라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머스크는 약 10시간 뒤 비트코인 판매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밤 '비트코인 아카이브'라는 계정의 트윗에 "추측을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라고 답을 달았다.
'비트코인 아카이브'는 앞서 "머스크가 쓰레기 같은 글(shitposting)을 올리기 시작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20% 떨어졌다"면서 "그런데도 사람들이 화난 이유가 궁금하다는 거냐"라고 머스크를 겨냥한 트윗을 올렸다.
계속되는 머스크의 돌발 행동을 놓고 세계적인 대기업 CEO가 정제된 발언이 아닌 트위터상 애매한 내용의 댓글로 시장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재차 나왔다.
테슬라 보유 비트코인 추가처분을 시사하는 듯한 머스크의 답변이 나온 직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 이상 급락하며 4만5천달러(약 5천100만원)를 밑돌아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머스크의 해명이 나온 이후에도 다시 오르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가상화폐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4시 40분 현재 비트코인은 1개당 약 4만4천890달러에 거래된다.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공개하며 가상화폐 광풍에 불을 질렀으나,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투자분 중 2억7천200만달러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판이 거세지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머스크는 최근 비트코인 때리기와 함께 도지코인 띄우기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비판이 가열되자 트위터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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