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다시 깨어난 뉴욕…재즈바는 팬들로 '북적'

입력 2021-05-20 13:28   수정 2021-05-20 18:42

백신 맞고 다시 깨어난 뉴욕…재즈바는 팬들로 '북적'
공연장 앞에 줄 선 관객들…"다시 공연 볼 수 있어 흥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잠을 자지 않는 도시'는 미국 뉴욕의 별명 중 하나다.
1950년대 이전부터 사용됐지만, 프랭크 시내트라가 부른 '뉴욕, 뉴욕'의 가사에 포함된 것을 계기로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뉴욕을 문자 그대로 불야성으로 만든 주역 중 하나는 다양한 공연이다.
재즈와 록, 컨트리, 일렉트로닉 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도시 전체에 촘촘히 널려있는 공연장이나 클럽, 바에서 동이 틀 때까지 연주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 같은 뉴욕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공연장과 클럽, 바는 관객을 받지 못했다. 일부 바는 술손님을 대상으로 영업을 이어나가기도 했지만 사실상 개점 휴업이었다.
뮤지션들의 연주가 끊겼던 뉴욕 거리가 19일(현지시간)부터 다시 음악과 관객의 박수 소리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뉴욕 주정부는 이날부터 실내 영업 제한을 사실상 모두 해제했다.
실내에서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의 수도 250명으로 늘었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나 바에서 공연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게 된 셈이다.

뉴욕 맨해튼 남쪽 그리니치빌리지에 위치한 재즈바 '55 Bar'도 다시 관객을 받기 시작했다.
이 재즈바는 뉴욕을 대표하는 재즈 무대 중 한 곳이다. 블루노트나 버드랜드 같은 극장식 재즈클럽보다는 작지만, 오히려 연주자의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뉴욕에 거주하는 재즈 기타의 거장 마이크 스턴이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재즈 팬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다.
이날도 마이크 스턴이 무대에 선다는 소식에 오후 6시께부터 재즈바 앞에 줄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2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팬들은 14개월 만에 재즈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다는 마르코는 "55 Bar가 다시 무대를 연다는 소식에 예약을 시도했지만, 선착순 입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찍 도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8시부터 시작하는 스턴의 무대를 볼 수 있었던 관객은 30명가량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100명 가까운 관객들이 입장해 공연을 봤다. 테이블 좌석은 40석 정도에 불과하지만, 더 많은 수의 관객이 입석으로 실내를 채우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날 55 Bar는 예전과 달리 입석을 받지 않았다. 테이블 좌석도 기존 정원의 50% 정도로 줄었다.
재즈바 관계자는 "실내 영업 제한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연은 30명 정도의 관객들만 입장한 채 시작됐다.

예전보다 적은 관객이었지만, 연주자들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 공연을 즐겼다.
새로운 곡이 연주될 때마다 환호성은 더 커졌지만,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재즈바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안타깝지만 아직도 바깥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줄을 선 손님들이 많습니다. 이쯤 돼서 자리를 한번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객들에게 자리를 비워달라는 공지였다.
55 Bar는 다른 뉴욕의 재즈바들과 마찬가지로 술만 계속 시킨다면 얼마든지 자리에 앉아 공연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예전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관객만 입장시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자체 규정이 도입된 것이었다.
관객들 사이에선 아쉬워하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재즈 공연을 봤다는 만족감 때문인지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재즈바 관계자는 퇴장하는 관객들에게 "조금만 있으면 예전처럼 실내를 가득 채우고 공연을 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인사를 했다.
재즈바 바깥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바깥에 늘어선 줄은 줄지 않은 상태였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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