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규제와 자금 문제 때문…대신 교육평등 개선에 집중"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옥스퍼드대가 비용과 절차상 문제를 들며 제국주의 상징으로 꼽히는 세실 로즈 동상을 철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오리엘 칼리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복잡한 규제와 자금 문제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로즈 동상을 철거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동상 철거에는 옥스퍼드시와 히스토릭 잉글랜드, 주택·커뮤니티·지방정부 장관의 허가가 필요하다.
대학은 동상 철거 대신 교육 평등과 다양성 등 개선에 시간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로즈 동상 처리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리엘 칼리지가 만든 독립 조사위원회는 대부분 위원들이 철거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6월 교직원으로 구성된 오리엘 칼리지 이사회가 철거 의사를 밝힌 뒤 설립됐다.
로즈 동상 철거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며 특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 이후 힘을 받았다.
대학 결정을 두고 로즈 동상 철거 운동단체에서는 "제도적 인종차별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개빈 윌리엄스 교육부 장관은 "역사 검열"을 경고하면서 "분별력 있는"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로즈는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에 케이프 식민지(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총독을 지내면서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당시 금광·다이아몬드광 사업으로 막대한 재산을 쌓은 그는 자신의 모교인 오리엘 칼리지에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이 재단을 통해 지난 100년 동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유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아 갔다.
그가 1902년 유언으로 남긴 자금은 10만 파운드로 지금으로는 1천250만 파운드(약 200억원) 상당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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