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조사…"저연령화 추세 지속"
여가부, 상담·병원치료 등 지원…저소득층에 치료비 최대 60만원 보조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청소년들의 인터넷 의존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 청소년은 지난해보다 13.2% 증가했다.
여성가족부는 3월 29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학령 전환기에 있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27만2천9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서 과의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 청소년은 모두 22만8천891명으로 나타났다.
과의존 위험군은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을 보여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위험 사용자군'과 사용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주의 사용자군'을 아우른 개념이다.
유형별로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18만3천228명·중복 응답)은 지난해(17만5천496명)보다 4.4%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 위험 사용자군(1만6천723명)은 지난해보다 13.2% 늘었다. 주의 사용자군(16만6천505명)은 3.6% 증가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2만9천543명으로 지난해(13만6천538명)보다 5.1% 감소했다.
위험사용자군(1만3천729명)이 1.2%, 주의사용자군(11만5천814명)이 5.6% 각각 줄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모두에서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된 중복 응답자는 모두 8만3천880명으로 나타났다.
여가부 관계자는 인터넷 위험 사용자군 증가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함에 따라 인터넷, 컴퓨터(PC) 이용률이 증가하고, 스마트폰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의 이용이 늘어남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학년별로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중학교 1학년이 8만5천7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보다 1.5%(1천269명) 증가한 숫자다.
고교 1학년은 7만5천880명으로 지난해보다 2.6%(2천4명) 감소했다. 초등학교 4학년은 6만7천280명으로 2.3%(1천506명) 증가했다.
성별로 남성은 초등 4학년과 중1에서 과의존 위험군이 각각 1.6%, 3.9% 늘었다. 고1에서는 4.0% 줄었다. 여성은 초등 4학년(3.2%)에서만 증가하고, 중1(0.8%)과 고1(1.3%)에서는 감소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미디어 이용이 초등생 때부터 늘어나서 중학생때 쯤 정점을 찍고, 고등학교쯤 되면 입시 등 여러 과정에서 이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저연령화 현상은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라 최근 4∼5년 동안의 하나의 추세"라고 전했다.
여가부는 이번 진단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238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청소년에게 상담, 병원치료, 기숙 치유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위험 사용자군에는 개인 상담과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이들에게서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질환이 발견되면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치료비는 일반 계층에는 최대 40만원, 저소득 계층에는 최대 60만원까지 지원한다.
상담이나 치료 등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은 청소년 상담전화(☎ 1388)나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전화(☎ 063-323-2646) 또는 홈페이지(http://nyit.or.kr)로 문의하면 된다.
최성유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에서의 청소년 미디어 이용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미디어 과의존 피해 예방을 위한 전문 상담과 치유서비스를 적기에 지원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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