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주의세력 연립정부 구성…선거 석 달 만에 주지사 선출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끼고 있는 카탈루냐 광역자치주를 분리독립 세력이 다시 이끌게 됐다.
중앙 정부를 구성한 사회당이 카탈루냐 독립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양측 사이에 또다시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카탈루냐 지방의회는 21일(현지시간) 카탈루냐공화당(ERC)의 페레 아라고네스를 주지사로 선출했다고 AFP, dpa 통신이 전했다.
아라고네스 신임 주지사는 카탈루냐 독립이라는 목표를 공유한 카탈루냐연대당(JxCat)과 민중연합후보당(CUP) 지지를 얻어 전체 135표 중 74표를 확보했다.
ERC, JxCat, CUP 3개당은 모두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을 원하고 있지만, 독립을 쟁취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견해차를 보여왔다.
다시 한번 주민투표를 계획해야 한다는 JxCat와 CUP와 달리 ERC는 중앙 정부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선호해왔다.
지난 2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분리독립을 주창하는 3개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해놓고 석 달 넘게 주지사를 정하지 못한 이유다.
아라고네스 주지사는 "카탈루냐의 독립을 목표로 끝까지 걸어가겠다"면서도 "대화와 협상으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에 독립을 위한 주민 투표 실시, 수감 중인 전직 지도부 석방 등을 요구하는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에 아라고네스 주지사의 당선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며 카탈루냐와 다른 스페인 지역과의 화해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카탈루냐는 2017년 10월 중앙 정부의 불허에도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일방적으로 독립공화국을 선포했다가 의회와 정부를 해산당했다.
그해 12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분리독립 진영에서 킴 토라가 주지사로 당선됐으나, 2019년 3월 스페인 총선을 앞두고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토라 전 주지사는 바르셀로나 자치정부 청사 등 공공건물에 분리독립진영 상징물을 철거하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요구에 불응하다가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다.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해 9월 토라 당시 주지사에게 3만 유로의 벌금(약 4천만 원)을 부과하고 직무를 18개월 동안 정지한다는 형을 확정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