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스와 반독점 소송에 증인 출석…"리뷰 없애면 앱스토어 해로운 난장판 될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앱스토어 수수료 부과를 놓고 인기 게임 개발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21일(현지시간) 법정에 나와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은 돈 때문이 아니라 이용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쿡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쿡 CEO는 "우리는 돈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용자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쿡 CEO가 의회 청문회에 나간 적은 있지만 법정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쿡 CEO를 증언대에 세우기로 한 애플의 결정은 그가 판사에게 호소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애플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이 재판은 인기 1인칭 슈터(FPS)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관행이 반(反)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열린 것이다.
에픽게임스는 앱스토어를 통해 아이폰에 설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통제하면서 판매 수수료로 앱 판매액의 30%를 떼어가는 애플이 독점사업자라며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앱 개발자와 앱 장터 운영자 사이의 관행적 관계를 재설정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쿡 CEO의 발언은 에픽스토어의 논지에 대한 반박이다. 에픽스토어는 애플이 부당하게 경쟁 앱스토어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으며 수수료 30%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쿡 CEO는 이에 대해 독자적인 앱스토어를 가진 다른 개발자들은 애플이 제공하는 수준에 상응하는 보안을 제공할 동기가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은 1주일에 약 10만개의 앱을 살펴보고 이 중 약 4만개에 대해 퇴짜를 놓는다면서 이런 리뷰 절차를 없애면 앱스토어가 얼마나 금세 해로운 난장판이 될지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쿡 CEO는 "이는 이용자에게도 끔찍하지만 개발자에게도 끔찍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개발자들도 앱스토어가 소비자들이 와서 거래하기에 안전하고 믿을 만한 장소가 되는 것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이 구글과 삼성전자 같은 회사들로부터 거센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앱 생태계에 대한 애플의 투자가 개발자들에게 많은 가치를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쿡 CEO는 이번 소송을 촉발한 인앱 결제 시스템에 대해서도 개발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앱 결제 시스템이 없으면 엉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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