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도입 착수해 수억도스 생산…"하반기 초 상업 조달"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mRNA-1273)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원료 의약품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완제 공정에 대한 기술 도입에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백신 수억 회 분량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더나에서 보낸 백신 원액을 유리병에 담는 과정으로, 원료의약품 생산 자체를 하게 되는 건 아니다. 이 단계에 대한 위탁생산은 스위스 제약사 론자 등이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백신 원액 생산 단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 제조공정을 도맡기로 계약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완제 공정에도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원액의 바이알 주입은 인체 투입 전 최종 단계인 만큼 그 과정에서 품질 유지와 무균 처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완제 공정 사업을 개시한 이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에서 총 16건의 관련 승인을 받았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 세계인에게 가장 중요한 백신"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백신의 완제 공정에 대한 파트너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택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 세계 백신 긴급 수요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초에 상업용 조달이 가능하도록 신속한 생산 일정을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후안 안드레스(Juan Andres) 모더나 최고 기술운영 및 품질책임자(CTO&QO)는 "이번 계약이 미국 외의 지역에서 우리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천 리터(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 위탁생산 기업이다. 존슨앤드존슨, 브리스틀 마이어스 스퀴브(BMS), 길리어드 등 미국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장기 계약을 맺었으며, 일라이릴리와 비어-GSK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생산도 맡고 있다.
모더나 백신은 지난 21일 국내에서 네 번째로 품목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mRNA(전령RNA, 메신저 리보핵산)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mRNA백신'이다.
이미 국내 허가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와 동일한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이 제품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유럽연합(EU), 캐나다, 스위스 등에서 조건부로 허가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mRNA 백신의 개발이나 생산을 맡은 업체가 없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이 최초다. 다만 국내에서 모더나 백신의 허가와 유통은 GC녹십자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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