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서 임시 정상회의…EU 항공사에 벨라루스 영공 비행 자제도 촉구할 듯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임시 회의에서 벨라루스 당국이 자국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데 대응한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회의장에 도착해 체포된 벨라루스 야권 인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면서 "EU가 벨라루스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가 무엇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가운데는 제재 대상 추가와 벨라루스 항공사의 EU 영공 비행 금지 문제, 국제적 조사, 구금자 석방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블룸버그는 EU 회원국 정상들이 벨라루스 항공사가 EU 역내 영공을 비행하고 공항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이번 회의 결정 초안을 인용해 전했다. 또 EU 항공사들에 벨라루스 영공 비행을 피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와 함께 구금된 벨라루스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이번 사건을 조사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자국 야권 인사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타고 있던 그리스 아테네발 리투아니아 빌뉴스행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전투기까지 동원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다.
벨라루스 측은 이 여객기에 대한 테러 위협이 접수돼 비상착륙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착륙 직후 프라타세비치가 민스크 공항에서 체포되면서 벨라루스 당국이 그를 구금하기 위해 여객기를 납치했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EU와 회원국은 강력히 규탄하며 반발했다. 라이언에어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회사이며, 해당 여객기의 출발지, 도착지는 EU 회원국 수도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회의장에 도착하면서 이번 사건을 "국제적 스캔들"이라고 규탄하고 "유럽 민간인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었다. 이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가 제재를 논의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EU는 이미 지난해 벨라루스 대통령 선거 후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 탄압을 이유로 루카셴코 대통령을 포함해 벨라루스 인사 88명을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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