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중국 예로 들며 출산율 저하→인구 감소 전망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인류가 20세기 이후 처음으로 인구 팽창을 멈추고 오히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출산율이 떨어지고 사망률이 오르는 인구감소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세기 초반 16억 명이었던 세계 인구가 1세기 만에 60억 명으로 늘었지만, 이제 이 같은 팽창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독일에선 수십만 채의 빈집이 헐려 공원이 되는 등 인구 감소가 피부로 체감되는 상황이다.
과거 출산율이 높았던 국가에서도 여성에 대한 교육이 확산하면서 추세가 변하고 있다.
NYT는 인도와 멕시코도 출산율이 대체출산율 2.1에 접근하거나, 이미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체출산율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의 수준이다.
NYT는 출산율이 떨어진 국가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관련해선 지난 2019년 합계출산율 0.92를 기록한 한국의 예를 소개했다.
인구가 몰려드는 서울을 제외한 지방 도시들은 어린이 놀이터에 잡초만 무성하게 됐고,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병합하는 운명에 처했다는 것이다.
현재 14억 명의 인구를 지닌 중국도 인구 감소 현상에 직면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 북동부 공업지대의 인구는 1.2% 감소했다.
급속도로 인구가 줄어들어 '유령도시'가 생겨난 지역도 있었다.
NYT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중국의 인구는 2100년이 되면 7억3천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떨어지지 않은 곳은 사실상 일부 아프리카 국가뿐이다.
현재 인구 2억1천만명인 나이지리아는 2100년이 되면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 같은 인구 감소 현상은 인류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산율 저하로 노동자 수보다 은퇴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지금까지의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프랑크 스비아츠니 전 유엔 경제사회국(DESA) 부국장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각국은 인구 감소라는 현상에 적응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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