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출신 연방정부 요직 기용에 거부감 확산…코로나 부실대응이 결정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그의 지지 기반 가운데 하나인 군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군 출신이 연방정부 요직에 대거 진출한 데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평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 결과 군 출신 기용에 반대한다는 답변이 54%였다. 찬성은 41%였고, 5%는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반대 의견은 2%포인트 올라갔고 찬성 의견은 2%포인트 내려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초 집권과 함께 연방정부 요직에 군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연방감사원이 지난해 7월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연방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군 출신은 2018년 2천765명에서 6천157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성을 배제한 채 업무 효율성만을 앞세운 군 출신 기용은 대체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현역 군 장성인 에두아르두 파주엘루를 보건장관으로 기용한 것이었다.
의사 출신의 보건장관 2명이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잇따라 물러난 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관직을 수행한 파주엘루는 백신 확보 부진, 의료용 산소 부족, 코로나 환자에 대한 말라리아약 사용 등으로 혼란만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말부터 진행되고 있는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도 위원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고 있으며, 책임 회피를 위해 거짓 증언을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다타폴랴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부정적 45%·보통 30%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긍정적 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적 평가는 가장 높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49%·반대 46%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찬성이 우세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조사는 지난 11∼12일 2천7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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