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이·팔 휴전 '조용한 외교'…이집트와 손잡고 설득

입력 2021-05-24 06:33  

바이든의 이·팔 휴전 '조용한 외교'…이집트와 손잡고 설득
2014년 '50일 전쟁' 때 공개적 태도가 휴전 훼손 인식…네타냐후와 6번 통화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과정에서 '강렬하지만 조용한 외교전'을 추구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의 충돌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 병력을 투입해 반(反)이스라엘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데서 비롯됐다.
하마스가 지난 10일 병력 철수 요구와 함께 선제 로켓포 공격을 하고 이스라엘이 곧바로 전투기를 동원한 가자지구 폭격에 나서며 시작된 교전은 21일 오전 2시를 기해 휴전으로 일단락됐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양측 충돌이 시작된 후 고위 참모들에게 이번에는 이스라엘, 이집트와 강렬하지만 조용한 외교를 통해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50일 전쟁' 때 2천5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개적 태도가 국제사회 이목을 집중시키고 휴전을 향한 노력을 훼손했다는 인식 탓이다. 당시 바이든은 부통령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언급하며 지지하면서도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가능한 한 빨리 군사작전을 끝내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촉구하는 '이중 전략'으로 이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휴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의 공동성명 발표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고, 바이든 대통령은 친정인 민주당에서도 이스라엘을 편들며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라는 일부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충돌 발생 후 첫 주말을 보내며 이집트가 양측의 휴전을 촉진할 유일하고 효과적인 중재자임을 인식했다. 또 지난 16~17일 사이 휴전이 가능하다는 징후를 보기 시작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어 그동안 양측 분쟁이 있을 때 중재 시도를 해왔다.
이런 기류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네타냐후 총리와 사태 발생 후 두 번째 통화했고, 휴전을 지지한다는 공개 성명을 처음 내놨다.
이스라엘은 작전을 계속하며 하마스의 군사능력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즉각 맞섰지만, 19일부터 군사작전이 일차 목표를 달성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기 시작했다.
같은 날 백악관은 휴전이 수일 내 가능하겠다고 판단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또다시 통화를 하고 "당신은 이 상황을 관리할 수 없다. 이집트에 좋은 제안이 있다. 이제는 끝낼 때"라고 설득했다.
이때 네타냐후 총리는 24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해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하면 하마스가 로켓 발사를 중단할 것임을 이집트가 보장할 수 있는지 물었고, 그렇다는 답변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기 직전 이 내용을 전달했고, 네타냐후는 휴전 개시 시점까지 하마스가 공격을 한다면 휴전이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개시 한 시간 전 바이든 대통령과 또 다른 통화에서 하마스가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이집트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6회, 이집트 대통령,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각 1회 등 모두 8차례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접근법의 비판자는 더 일찍, 더 큰 압력을 행사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우방으로서 네타냐후 총리와 공개 충돌을 피하고 휴전을 빨리 끌어내기 위해 정치적 자본과 명성을 활용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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