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바이든 만나 시진핑 방한 여건 마련…'방역·성과가 핵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주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이 이뤄짐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한국 방문 시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여러 차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시도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복병을 만나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한중 정상 간 통화에서 시 주석의 조기 방한을 위한 소통을 강조했고 한미 정상회담마저 마무리됨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올해 하반기에 서울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한 의지를 계속 보여왔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중국 주석이 아닌 새로 취임한 미국 대통령을 먼저 만남으로써 한미, 한중 정상 외교에 있어 외교적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다.

한 소식통은 "미국 동맹국인 한국의 정상이 새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보다 시 주석을 먼저 만나게 될 경우 적지 않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면서 "한미 정상이 먼저 회동함에 따라 시 주석의 방한에 외교적 걸림돌은 사라진 셈"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적지 않은데다 중국은 오는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거행할 예정이라 시 주석이 방한을 한다면 올 하반기인 7월 중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많다.
오는 8월에는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이 휴가철 비공개로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7~8월을 놓치면 방한 시기는 가을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월 샤먼(廈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내년 한중 수교 70주년을 대비해 '한중 관계 미래 발전위원회' 출범 등에 합의했으며 시 주석의 조기 방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다른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 국가로 한국을 가야 하는 상황인데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때문에 고심하는 걸로 안다"면서 "더구나 방한에서 한중 관계를 격상시킬 성과물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도 시기 선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가 언급되고 한미 간 코로나19 백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전방위 협력 강화는 시진핑 주석의 조기 방한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올해 하반기 시 주석의 방한이 힘을 얻는 것은 중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평창 동계올림픽 경험이 있는 한국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당 100주년과 내년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선 해외 관광객 유치 등 대외 교류 활성화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중국과 더불어 방역 상황이 가장 낫고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로 한국이 손꼽히는 상황이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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