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전략안보협상' 참가…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도 방문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러시아를 방문해 전략적 연대 강화에 나선다.
지난 3월 미중 고위급 회담이 끝나자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더니, 이번에는 미러 외무장관 회담이 끝나자마자 중국 외교수장이 러시아 방문길에 나선 것이다.
2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제16차 중러 전략안보협상을 한다.
제15차 중러 전략안보협상은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렸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러 간 연대강화에서 대표적인 협력 분야로 꼽히는 원자력 에너지 문제와 함께 우주 탐사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점치기도 했다.
양국이 공동으로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할 지도 주목된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연대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화상으로 양국 원자력 협력 프로젝트인 중국 장쑤(江蘇)성 톈완(田灣) 원전 및 랴오닝(遼寧)성 쉬다바오(徐大堡) 원전의 착공식을 참관했다.
시진핑 주석은 착공식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높은 품질과 표준을 바탕으로 오늘 착공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함으로써 세계 원전 안보 분야에서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도 원전 착공을 축하한 뒤 "중국과 함께 이번 원전 공사를 차질없이 안전하게 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러는 지난 수년간 경제·외교·군사 분야 등에 걸쳐 유례없는 '찰떡 공조'를 과시해 왔다.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6월 국가훈장 제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최고 권위의 '우의훈장'을 푸틴 대통령에게 수여하며 그를 '가장 존경하는 대국 지도자이자 절친한 친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러 협력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강조한 뒤 러시아가 최근 열린 미국과의 외무장관 회담 내용을 중국에 소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러시아에 이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도 방문한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동시에 중국과 중·동유럽 17개 국가와의 경제협력 추진 기구(CEEC)의 회원국이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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