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화산폭발 사망자 20명으로 늘어…복귀 주민, 여진 불안(종합)

입력 2021-05-25 00:58  

민주콩고 화산폭발 사망자 20명으로 늘어…복귀 주민, 여진 불안(종합)
움직일 수 없는 병약자들 희생…한국 대사관 "고마 교민 3명 모두 무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니라공고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20명으로 늘었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시민사회 지도자인 맘보 카와야는 AFP에 "우리는 막 다섯 명의 죽은 사람들을 발견했다"면서 그들은 고마시 북부 13㎞에서 식어가는 용암을 건너가다가 "유독가스에 질식했다"고 덧붙였다.
죽은 사람들과 함께 있던 여섯 번째 사람은 "호흡곤란으로 중태라서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카와야는 덧붙였다.
앞서 이번 화산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15명으로 파악된 가운데 희생자 대부분은 직접적 화산 폭발이 아닌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산 용암에 외곽 쪽 마을 17곳이 파괴돼 사망자가 상당히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특히 병약자들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네스틴 카부오(68)는 로이터통신에 용암이 덮쳤을 때 아픈 남편을 집에서 옮기려 했으나 남편이 몸이 너무 안 좋아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용암에 집어 삼키운 건물에 둘러싸여 멍한 상태로 흐느낀 채 걸어가면서 "나는 스스로 되뇌었다. 난 혼자 갈 수 없다고. 우리는 가장 좋은 때든 가장 나쁜 때든 (동고동락하려고)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최소한 되돌아가서 그를 끌어내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난 도망쳤고 그는 안에서 불에 탔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이날을 저주한다"고 덧붙였다.
앨린 비치퀘보는 용암이 마을에 도달했을 때 그녀의 아기와 함께 간신히 피했지만 자신의 부모는 숨진 사람들 가운데 있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부감바 마을 한 곳에서만 잠정적으로 10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비치퀘보는 아버지를 구하려 했지만, 용암으로 집에 불이 붙기 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킬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를 꼭 껴안으며 "우리는 가진 걸 모두 잃어서 도움을 청하고 있다"면서 "우린 냄비 하나도 없다. 우리는 이제 고아라서 아무것도 없다"고 탄식했다.
이번 화산 폭발에 수만 명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이웃 나라 르완다로 피난 갔던 수천 명의 이재민이 용암의 흐름이 멈춘 데 따라 귀갓길에 올랐다고 신화통신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르완다 비상관리부는 이날 트윗으로 "오늘 아침 니라공고 화산의 용암 흐름이 멈춘 후 라바부로 소개됐던 대부분의 콩고인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르완다는 어젯밤 8천 명 정도의 난민을 수용했다"라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력한 활화산 자락에 있는 고마시 주민 150만 명은 강력한 여진이 간밤과 24일까지 계속돼 불안해한다고 현지 교민이 주민주콩고 한국대사관에 알려왔다. 고마에 있는 우리 교민 3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게와 주유소는 다시 문을 열었으나 학교는 아직 폐쇄됐다. 또 도시로 가는 간선 도로가 용암에 막히고 전기도 상당수 끊긴 상태다.
가옥 500채 이상이 용암에 파괴되면서 수백 명이 거리에서 노숙했다.
24일 아침 수도 킨샤사로부터 고마에 도착한 7명의 정부 장관 사절단 가운데 장-자크 음붕가니 보건부 장관은 현장 상황을 평가한 후 집을 잃은 이들을 위해 지원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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