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군 장성인 전 보건장관 참석해 논란…상원 국정조사에도 영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기본적인 방역수칙조차 무시하는 행태를 계속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수백 명의 지지자와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오토바이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론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는 철저하게 무시됐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자신이 최근 코로나19 증세가 다시 나타난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보건 당국의 대규모 집합 금지 지침까지 어겨가며 오토바이 행진을 벌인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 듯 오토바이 행진이 벌어진 도로변의 아파트 주민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벌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갔다가 20여 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도 브라질리아와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도 오토바이 행진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내년 대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지지율 추락으로 재선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지지층 결집으로 승부수를 던지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최근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4%·부정적 45%·보통 30%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긍정적 평가는 가장 낮고, 부정적 평가는 가장 높다.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에서는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41%로 보우소나루 대통령(23%)을 18%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고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의 득표율은 룰라가 55%, 보우소나루는 32%로 전망됐다.
한편, 오토바이 행진이 끝나고 열린 보우소나루 지지 행사에 현역 군 장성인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전 보건장관이 참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파주엘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건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도 허위 증언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잘못을 덮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주엘루가 정치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군 수뇌부에서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강제 전역 등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파주엘루가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며 행사 참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정조사위원회는 파주엘루와 오토바이 행진을 허용한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 등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으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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