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코로나 확산으로 현지 공장 가동 5일간 중단
기아 조지아 공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27∼28일 휴업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국내 완성차업계가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인도 등에서 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면서 국내외 공장의 휴업이 잇따르고 잇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인도 타밀 나두주(州) 공장의 가동을 이날부터 5일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 현지 공장의 근로자 단체 간부에 따르면 근로자 2명이 코로나19로 쓰러진 뒤 다른 직원들이 불안감을 표하자 현대차는 5일간의 유급휴가를 주고 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완공된 현대차 인도공장은 현지 전략형 차종인 상트로, i20, 아우라, 크레타 등을 생산 인도와 아시아·중동 지역에 판매하고 있으며 연간 68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타밀 나두주에서 지난주에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달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의 '보릿고개'로 접어들면서 현대차·기아가 국내외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재개하기를 반복하고 있어 생산차질은 당분간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오는 27∼28일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도 기아는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 바 있다.
기아 조지아 공장은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쏘렌토, K5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1∼3월에만 7만600대를 생산했다.
기아는 이달 17∼18일에는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했다. 기아는 그간 특근을 시행하지 않으며 생산량을 조절해 왔지만 결국 국내 공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광명 2공장의 문을 닫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나흘간 아산공장을 휴업한 데 이어 이달 24∼26일에도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업계에서는 이번 휴업으로 3천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이달 17∼18일에는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을,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을 각각 휴업했다.
6∼7일에는 포터 생산라인이 멈췄고, 지난달 7∼14일에는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공장 휴업이 잇따르면서 차량 출고도 지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출고 기간이 한 달이 넘지 않던 아반떼는 10∼11주를 대기해야 하며 투싼은 고객에게 출고 일정을 고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 5는 4만3천여대가 사전계약됐지만 첫달 출고 물량이 114대에 그쳤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EV6는 생산 목표인 1만3천대를 훌쩍 넘은 3만대가 사전예약됨에 따라 연말까지 인도받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가 필요한 기본 사양을 빼거나 일부 선택 사양을 적용하지 않으면 차량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이오닉 5는 일부 선택 사양을 제외한 새로운 옵션까지 구성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집단 면역 형성이 미국 등에 비해 늦어지거나 차량용 반도체 물량 확보에서 뒤처진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현대차·기아의 연간 생산량은 5%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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