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군부 갈등으로 확산할지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군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행사에 참석한 현역 장성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과 군부의 갈등으로 확산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군은 지난 23일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열린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행사에 참석해 연설한 현역 장성 에두아르두 파주엘루에 대한 조사를 결정했다.
군의 조사는 사실상 징계를 전제로 한 것이며, 일부에서는 강제 전역 등 처벌을 촉구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파주엘루는 의사 출신 보건장관 2명이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잇따라 물러난 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건장관직을 맡았다. 그는 백신 확보 부진, 의료용 산소 부족, 코로나 환자에 대한 말라리아약 사용 등으로 혼란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도 허위 증언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잘못을 덮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주엘루가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군 수뇌부에서도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군 장성 출신인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 군 수뇌부와 협의한 뒤 "파주엘루가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며 행사 참석을 비판했다.
국정조사위원회는 파주엘루와 오토바이 행진을 허용한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 등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으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국정조사위는 보건장관까지 지낸 파주엘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하는 등 방역수칙을 어긴 점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군의 징계 절차 착수와 관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방장관에게 입단속을 지시하면서 아마우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러닝메이트 교체를 시사하는 등 모우랑 부통령과는 이미 거리를 두고 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3일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 수백 명의 지지자와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론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는 철저하게 무시됐다.
이 때문에 오토바이 행진이 벌어진 도로변의 아파트 주민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벌였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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