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탄핵 요구 120건…"코로나에 무책임·범죄행위"

입력 2021-05-26 05:42   수정 2021-05-26 12:03

브라질 대통령 탄핵 요구 120건…"코로나에 무책임·범죄행위"
'친 보우소나루' 하원의장은 탄핵에 부정적…여론은 탄핵 찬성 우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유명 문화예술인과 지식인, 방송인, 가수, 인플루언서 등이 참여한 그룹은 전날 하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때로부터 15개월이 지나는 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하고 불법적인 집회를 주동하는 등 사실상 범죄 행위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하원에 접수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이번까지 합쳐 12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6건은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 처리됐고 나머지 114건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아르투르 리라 하원의장은 탄핵 추진 여건이 되지 않는다거나 탄핵 요구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판단을 미루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여론은 탄핵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은 찬성 49%·반대 46%로 나왔다.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 찬성이 우세하게 나온 것은 처음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가 탄핵에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국정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을 지적하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국정조사위원 다수가 공공보건과 관련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를 범죄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국정조사 최종 보고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연방검찰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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