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자 신원 제공 규정에 이의…시행 중단 요청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글로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인 왓츠앱이 인도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소셜미디어(SNS) 콘텐츠 법규의 시행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왓츠앱은 이날 델리 고등법원에 최초 작성자 신원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 콘텐츠 관련 새 중재 가이드라인·윤리 규정과 관련해 인도 정부를 상대로 소장을 접수했다.
왓츠앱의 대변인은 메신저 앱에 대화 추적을 요구하는 것은 한쪽 끝이 다른 한쪽과 연결된 암호를 깨트릴 수 있고 사람들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왓츠앱이 문제 삼은 새 콘텐츠 규정은 인도 정부가 지난 2월 말 도입을 예고했고 3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새 규정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SNS 업체는 인도 정부의 법적 요청이 있으면 관련 콘텐츠를 36시간 이내에 제거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이슈의 경우 해당 업체는 정부 요청을 받게 되면 72시간 이내에 수사 등을 지원해야 한다.
또 불만 처리 및 규정 이행 관련 담당자도 지정해야 하며, 불법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최초 작성자의 신원도 정부에 제공해야 한다.
왓츠앱은 이 가운데 최초 작성자 신원 제공 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왓츠앱의 모회사인 페이스북은 새 규정 시행과 관련해 대부분의 내용에 동의하지만 일부 이슈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인도 정부는 그간 트위터 등 SNS 관련 글로벌 IT 업체와 마찰을 빚어왔다.
정부는 이들 SNS를 통해 농민 시위 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 지적 등 반정부 여론이 형성되자 일부 메시지 삭제 등을 요구해왔고 해당 업체는 이에 흔쾌히 응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인도 경찰은 지난 24일에도 트위터 인도 지사를 직접 방문, 지사장에게 여당 인도국민당(BJP)이 제기한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통보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BJP 관계자들은 지난주 여러 문서를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해당 문건은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드러내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인도국민회의 측은 관련 문서는 가짜라고 트위터에 항의했고 트위터는 BJP 대변인 삼비트 파트라 등이 올린 글에 대해 '조작된 미디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그러자 BJP 측은 경찰에 트위터를 고소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에는 트위터에 정부의 방역 대응 태도를 비판한 야당 의원의 글을 삭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인도의 페이스북과 왓츠앱 사용자 수는 각각 4억1천만명, 5억3천만명에 달한다. 트위터 사용자 수는 1억7천500만명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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