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착륙 여객기서 체포된 벨라루스 야권인사 여친도 2개월 구속

입력 2021-05-26 18:19  

강제착륙 여객기서 체포된 벨라루스 야권인사 여친도 2개월 구속
"KGB 구치소 수감, 지난해 대선부정 항의 시위 조직 간여 혐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벨라루스 당국의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당시 이 여객기에 탑승했던 벨라루스 야권 활동가 라만 프라타세비치와 함께 체포된 그의 러시아인 여자 친구가 지난해 벌어진 벨라루스 내 대선부정 항의 시위 조직에 간여한 혐의로 2개월간 구속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타세비치(26)는 지난 23일 벨라루스 당국이 기내 폭발물 설치 신고를 이유로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아일랜드 라이언에어(Ryanair)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자국 민스크 공항에 강제착륙시킨 뒤 체포됐으며, 그와 함께 여행하던 여자친구 소피야 사페가(23)도 연행됐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사페가의 변호사는 25일(현지시간) "오늘 소피야에 대한 신문이 있었다"며 이후 그녀가 형사 사건으로 2개월간 구속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사페가가 지난해 8~9월에 형사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혐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사페가 가족들은 그녀가 수도 민스크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산하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그녀가 지난해 8월 이후 벌어진 대선 부정 항의 시위 조직에 간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사페가는 이날 현지 국영 TV 방송을 통해 방영된 동영상에서 지난해 벨라루스 내무부(경찰) 직원들의 개인신상 정보를 공개한 텔레그램 채널 '벨라루스 흑서'(黑書)의 편집자로 일했다고 진술했다.
벨라루스 흑서 텔레그램 채널은 현지 당국에 의해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사페가의 어머니 안나 두디치는 딸이 강요에 의해 허위 진술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외국 여객기 강제착륙이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체포한 프라타세비치와 여친 사페가가 지난해 대선 부정 항의 시위 조직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본보기'로 처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8월 대선에서 30년 가까이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몇 개월 동안 이어졌다.
올해 들어 야권 저항 시위는 상당히 수그러들었으나 완전히 멈추진 않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해 대선 이후 공식 취임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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