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현역 위원 중 최고참인 딕 파운드(79) 위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내에서 취소 여론이 높아지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와 관련, 일본 총리가 취소를 요청해도 "대회는 개최된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국가대표 수영 선수 출신인 파운드 위원은 27일 발매되는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 인터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대회 '중지'(취소)를 결정할 경우 어떻게 할지를 묻는 말에 "내가 아는 한은 일본 정부가 매우 협조적"이라며 "올림픽 개최는 일본 당국과 보건당국, 그리고 올림픽 무브먼트(IOC 등의 활동)가 공유하고 있는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일 스가 총리가 중지를 요청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라며 "대회는 열린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 중지 기준에 대해선 직답을 피한 채 "중요한 것은 올림픽 개최를 전제로 허용할 수 없는 위험이 있는지 여부"라며 "하지만 과학적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컨트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 통제의 근거로 외국 선수들이 일본에 들어오기 전에 여러 차례 검사를 받고 입국 공항에서도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점을 들면서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올림픽이 열리더라도 건강과 안전 문제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운드 위원은 또 일본 내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올여름 올림픽 개최에 80%가 부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선 "작년 3월 연기 때 '한번 연기한다'는 것이 일본 측 입장이었다"며 현재로선 재연기안이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국민의 대부분이 개최에 부정적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한 뒤 "(올림픽을 열어도) 추가 위험이 없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데 왜 그걸 무시하는 것인가"라는 취지로 반문했다.
그는 "무조건 (개최하는 것이) 싫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올림픽이 열리면 일본 국민들도 반드시 성공을 반길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관중 수용 문제에 대해선 "안전을 생각하면 받으면 안 된다"면서 세계 사람의 99.5%가 TV나 전자 플랫폼으로 경기를 보기 때문에 경기장에 관중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장 내 관중은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만끽하도록 하는 데 있으면 좋지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파운드 위원은 일본에서 백신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에는 "일본은 조직화한 국가인데"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뒤 "그래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더라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 유지 등으로 감염 위험을 거의 제로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26일 온라인판에 파운드 위원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 슈칸분슌은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일본 국민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1978년부터 IOC 위원을 맡아온 그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 국무부가 일본 여행경보를 '여행금지' 권고로 바꾼 것과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올림픽 선수단은 예외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올림픽 개최를 실현하려는 일본의 결의를 지지하는 미국 입장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논평했다.
그는 또 "대회 준비 대책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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