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의심 국가에 대한 검토위 설치·피해자 치료해야" 서한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해외에서 근무하다 '아바나 증후군'으로 불리는 괴질환을 겪은 미국 외교관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적절한 치료와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26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감각기관 이상과 뇌 질환 등 괴질을 겪은 21명의 외교관과 배우자들은 서한에서 미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국 및 아바나 증후군이 의심되는 기타 국가에 대한 책임 검토 위원회 설치, 피해자 복리후생 지원과 치료 계획 수립, 장기 모니터링 등 11개의 권고안 채택을 요구했다.
서한에는 쿠바와 중국 등에서 일하다 아바나 증후군 판정을 받은 이들이 참여했으며 서한은 브라이언 매키언 국무부 부장관 및 최근 괴질 피해자 지원 법안 마련에 참여한 초당파 상원의원들에게 발송됐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쿠바와 중국에서 보고된 60건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에서 근무한 정보기관 종사자 및 외교관, 군인 등 최소 130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뇌 질환에 시달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괴질은 2016년 쿠바의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한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해 처음 알려졌고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이름을 따 '아바나 증후군'으로 불렸다. 중국 대사관에서 근무한 직원과 일부 가족 역시 같은 증상을 겪었다.
NBC는 "이 사건은 더는 쿠바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러시아와 서유럽 및 최근에는 미 백악관 근처에서도 의심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그 범위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문제를 조사 중이며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아바나 증후군 증가를 경고하는 성명을 지난달 발표했다.
NYT는 미 국방부가 내부적으로는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쿠바는 관련성을 완강히 부인해왔다고 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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