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단기 봉쇄령…"변이 바이러스 전례 없이 빠르게 퍼져"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호주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빅토리아주에서 인도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확산 조짐이 나타나자 당국이 또다시 봉쇄령을 발표했다.
27일(현지시간) 빅토리아주 제임스 멀리노 총리 대행은 "변이 바이러스가 전례 없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오늘 오후 11시 59분부터 7일 동안 단기 봉쇄령을 시행한다"고 밝혔다고 AFP,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에 확인된 변이 코로나19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변이(B1617)다. 당국은 해외에서 본국으로 돌아온 한 여행객에게서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호주 제2 도시 멜버른이 있는 빅토리아주는 앞서 세 차례 봉쇄령을 내린 바 있다. 빅토리아주는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했던 지난해 수 주간 야간 통행을 금지하고 자택으로부터 5㎞ 이상 이동도 불허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번에 발표된 네 번째 봉쇄령에 따라 빅토리아주 내 학교와 술집, 식당은 문을 닫게 되고, 필수적인 이유 외 외출과 모임은 금지된다. 백신을 맞은 시민들도 이에 따라야 한다.
이웃 국가인 뉴질랜드는 이미 빅토리아주와의 여행버블(Travel Bubble·비격리 여행 권역)을 중단했다.
최근 호주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자 방역 지침을 완화했다.
그러나 호주 내 전문가들은 호주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으며, 최근 변이 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 봉쇄령까지 내려지자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멀리노 총리 대행은 백신 접종에 대한 연방 정부의 보수적인 태도가 이번 봉쇄령에 부분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았다면 오늘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천500만 명 인구가 사는 호주에서는 최근까지 백신 370만 회분이 접종됐다. 호주 정부는 앞으로 수주 내 빅토리아주 내 백신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그레그 헌트 호주 보건장관도 빅토리아주에 있는 요양원에 1회차 접종을 위한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가운데 호텔 격리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저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격리시설에 있던 환자로부터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례가 17건이라고 집계하기도 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호주 정부는 자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반박하면서 백신 접종을 격려하고 나섰다.
최근까지 호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약 3만 명, 사망자 수는 910명이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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