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강경보수 후보 라이시 전통시장 방문…"현장에서 경제 챙길 것"
개혁파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침묵하는 대다수 국민의 목소리가 되겠다"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 대선 후보들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고 IRIB 등 국영 매체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경보수와 개혁파 후보 모두 위기에 처한 이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보수 진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는 IRIB가 생중계한 선거운동 프로그램에서 무너진 이란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사법부 수장인 라이시는 풍부한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국내 제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다른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시는 이란 최대 전통시장인 '그랜드 바자르'를 찾아 상인들을 만나 "경제 현장에서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란의 대표적 강경 보수성향 성직자로 꼽히는 라이시는 2019년 삼부 요인 중 하나인 사법부 수장이 됐다. 그는 최고지도자 후임을 결정하는 권한이 있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부의장이기도 하다.
2017년 대선에서는 현직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대결해 38% 득표에 그쳐 패했다.
개혁파 후보로 분류되는 압돌나세르 헴마티는 "침묵하는 대다수의 국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위기에 처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학자 출신인 헴마티는 현 이란 중앙은행 총재다.
외교관 출신인 사이드 잘릴리는 "도약과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혁명수비대장 출신인 모센 레자에이는 "적절한 정책 부족으로 파탄에 빠진 국가 경제와 민생을 풀 '경제 관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국영 프레스TV는 라이시, 잘릴리, 레자에이 등 5명을 보수주의 성향으로, 헴마티 등 2명을 개혁주의 후보로 분류했다.
유력한 중도·개혁주의 성향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 후보 명단에 오르지 못한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 알리 라리자니 최고 지도자 고문은 선거 캠프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고 프레스TV는 전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지난 25일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신청한 590명을 심사하고 최종 후보 7명을 선정했다.
이슬람 규범과 헌법 해석권을 가진 헌법수호위원회는 대선과 총선, 국민투표에 대한 감독권과 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권한이 있다.
개혁파인 로하니 대통령은 중도·개혁주의 성향 후보가 실격하자 "대선에서 더 많은 후보가 경쟁하도록 해달라"며 최고지도자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이란의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2017년 연임에 성공한 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8월 임기를 마친다.
공식 선거운동은 선거일 하루 전인 내달 1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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