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내 중국인 취약계층 위해 차이나타운에서 백신 버스 운영
예상보다 많은 인원 몰리자 40세 이상으로 제한하기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가 레스터 스퀘어와 웨스트 엔드 사이에 위치한 차이나타운.
마스크를 쓴, 대부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들 수천 명이 정차된 한 버스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이 차이나타운에 모인 이유는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문.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는 30세 이상인 경우 누구나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웹사이트나 지역보건의(GP)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문제는 불법 체류자와 이민자들이다.
NHS에 등록하지 않은 이민자들, 자신의 불법 체류 사실이 드러나 추방될 것을 우려하는 이들은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많은 이들은 좁은 다세대 주택이나 침실 등을 공유하는 열악한 환경에 있어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거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자가 격리가 어려운 이들이 많다.
이에 런던 웨스트민스터 자치구의 지원으로 '북서런던 임상수행그룹'(North-West London Clinical Commissioning Group)에서 백신 접종 버스를 마련, 이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했다.
영국 내 중국인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중국 정보·안내 센터'(Chinese Information and Advice Centre·CIAC)에서 백신 접종을 안내했다.
CIAC는 "예약 없이 무료로 지역사회에 백신 접종을 제공하기 위한 버스를 런던 차이나타운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서 "NHS 번호나 주소 증명, 다른 신원확인 절차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가받지 않은 이주자들 역시 이용 가능하며, 경찰이나 이민국에 신원이나 다른 사항을 넘기지 않는다"면서 "가족이나 친구, 이웃, 동료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얘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중국인 수천명이 몰리면서 이날 차이나타운 인근은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몰리자 버스에 있던 의료진은 접종 대상을 당초 30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날 버스를 찾은 웡(34)씨는 텔레그래프에 "많은 이들이 40세 이상에만 백신이 접종된다는 것을 알고 실망했다"면서 "전단에는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해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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