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직원 정신건강 챙기겠다"…'아마젠' 도입 발표
SNS에선 "일터 한복판에 '우는 방' 만들 정도의 회사" 조롱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창고 근로자들이 정신건강 관련 영상을 보며 잠시 쉴 수 있는 부스를 도입한다고 하자 소셜네트워크(SNS)에서 비난과 조롱이 이어졌다.
노조 설립을 반대하고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방치해놓고 '눈 가리고 아웅' 식 해법을 내놨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17일 물류센터 직원들이 명상과 심호흡, 정신건강 관련 영상 시청을 하며 스트레스를 가라앉힐 수 있는 부스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스의 이름은 회사명과 불교를 뜻하는 'Zen'을 합성한 '아마젠'(AmaZen)이다.
아마젠을 개발한 아마존 직원 레일라 브라운은 홍보영상을 통해 직원들이 마음과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이 부스는 정신건강 콘텐츠와 각종 명상법 등을 통해 내부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랙티브형 키오스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SNS에서는 아마존이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악화한 근로조건 문제를 외면하고 어설픈 처방을 내놨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조 시터'라는 닉네임을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직원들의 급여를 잘 주고, 그들을 쓰레기처럼 다루지 말고, 노조 설립을 승인하시던지"라고 쏘아붙였다.
트위터 이용자 데이비드 차티어도 "근로조건이 너무 열악해서 일터 한복판에 이런 '우는 방'을 들여놓아야 하는 디스토피아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고 상상해보자"라고 적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 아마존은 온라인 상품 주문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맞았지만, 물류센터 직원들이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이 격무에 시달리는 등 근로조건이 매우 악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창립 이후 25년간 미국 내 사업장에서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
최근에는 앨라배마주(州) 베서머의 아마존 창고 직원들이 노조 결성 찬반 투표를 했지만 찬성표의 2배가 넘는 반대표가 나오면서 노조 설립이 무산됐다.
가결됐더라면 미국 내 첫 아마존 노조가 될 예정이어서 이 투표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