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이스탄불의 중심지인 탁심 광장에 28일(현지시간) 새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문을 열었다.
이 모스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990년대 이스탄불 시장으로 재직 중일 때부터 추진한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개관식을 겸해 열린 금요기도에 참석한 후 "탁심 모스크가 이스탄불의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은 우리에게 이 모스크를 짓게 했다"며 "탁심 모스크는 앞으로 수 세기 동안 우리 도시를 석유램프처럼 비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관식 겸 금요기도에는 이슬람 신자 수천 명이 참석했다. 약 4천 명을 수용하는 탁심 모스크 내부는 물론 모스크 외부에도 수천 명이 몰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탁심 모스크 설립을 두고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를 배격하고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철저한 정교분리 원칙을 세운 아타튀르크와 달리 이슬람주의를 주창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른바 '아타튀르크 지우기'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여왔다.
탁심 광장은 아타튀르크 등 터키 독립전쟁에서 활약한 주요 인물들을 묘사한 '공화국 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AFP 통신은 새 모스크로 공화국 기념비의 빛이 바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탁심 광장은 2013년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로 한때 터키 민주화의 성지로 불렸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시위로 12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부상했으며, 이후 에르도안 정부는 수년간 탁심 광장에서 시위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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