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영난 태국 동물원 "코끼리 팝니다"…당국 "매매 불법"

코로나 경영난 태국 동물원 "코끼리 팝니다"…당국 "매매 불법"
"11마리와 조련사 같이 데려가세요" 요청에 당국 "코끼리는 보호 동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동물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에 보유 중인 코끼리 11마리를 팔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관계 당국은 돈을 목적으로 보호 동물인 코끼리를 사고팔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방콕 남부 촌부리주의 스리라차 호랑이 동물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보유 중인 코끼리 11마리를 팔겠다며 이들의 사진을 올렸다.
동물원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코끼리들을 사 갈 사람을 찾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매우 사랑하지만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포스트를 널리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매물'로 나온 11마리는 모두 훈련을 받았으며, 어린 코끼리에서부터 다 큰 코끼리까지 있다고 동물원측은 설명했다.
코끼리를 부리는 이들도 판매 패키지에 포함됐다.
그러나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 소식통은 코끼리는 야생생물 보존 보호조약에 의해 보호를 받는 동물이라며, 동물원 사이 이전 및 연구 목적을 제외하고는 코끼리는 판매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타이PBS 방송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동물원이 합법적으로 코끼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개 시장에서 이들을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물원 소유주가 사업을 접으려면 보호종 동물들을 1년 내 다른 동물원으로 넘겨줘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DNP가 그 동물들을 몰수할 권리를 갖게 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태국을 찾은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관광업계는 사실상 고사 상태다.
특히 동물원이나 리조트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공연을 하며 하루 300㎏의 먹이를 먹어 치우는 '대식가'인 코끼리는 이 여파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동물이다.



이 때문에 먹잇값을 감당하지 못한 소유주들이 코끼리들을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경우가 현지 언론에 종종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스리라차 동물원처럼, 돈을 받고 코끼리를 판매하려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월에는 관광지인 뜨랑에서 코끼리를 이용해 돈벌이하던 한 소유주가 경영난에 한 마리당 150만밧(약 5천300만원)을 받고 코끼리 21마리를 팔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