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왕따' 루카셴코 지원 나선 푸틴…5억달러 차관 제공키로

입력 2021-05-30 17:12   수정 2021-05-3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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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왕따' 루카셴코 지원 나선 푸틴…5억달러 차관 제공키로
"이틀이나 회담하고 함께 요트 산책"…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에도 신뢰 확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으로 '국제적 왕따'가 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전적인 신뢰를 재확인하고 경제 지원도 서두르기로 약속하는 등 구원자로 나섰다.
크렘린궁 공보실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방러한 루카셴코 대통령과 이틀째 회담했다. 5시간 이상이나 지속된 전날 첫 회담에 뒤이은 회동이었다.



크렘린궁은 보도문을 통해 회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두 정상이 경제·통상 협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공조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3일 아일랜드 라이언에어 항공사 소속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이 사건의 여파로 발생한 항공 운항 차질, 유럽국가들에 머무는 벨라루스인 귀국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미뤄져 오던 벨라루스에 대한 차관 지원을 다음 달 안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벨라루스 내 대규모 대선 부정 항의 시위 과정에서 방러한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1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러시아가 10억 달러를 두 차례에 걸쳐 나누어 제공하고, 6개 옛 소련권 국가 금융협의체인 '유라시아안정·발전펀드'에서 5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10월 유라시아안정·발전펀드 차관 5억 달러를 먼저 받아 러시아에 지고 있던 가스 연체대금 3억3천만 달러를 갚았다.
12월엔 러시아 측 차관 5억 달러도 제공받았다.
뒤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올해 중 받기로 한 나머지 5억 달러의 차관을 6월 안에 서둘러 받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 측 차관은 코로나19로 악화한 벨라루스의 경제난에 숨통을 틔워줄 '긴급수혈' 자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소치 연안 흑해에서 함께 요트를 타며 각별한 친분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회담에서 벨라루스의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에 대한 서방의 맹렬한 비난에 대해 차분하고 객관적인 사건 조사 절차를 무시한 "감정 분출"이라고 비판하며 루카셴코를 두둔했다.
지난해 8월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수시로 푸틴 대통령을 찾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방러는 벨라루스 대선 직후인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에 뒤이은 세 번째 방러다.
러시아의 전폭적 지원은 반정부 시위 무력 탄압과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 등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주변 국가들로부터 강력한 비난과 함께 각종 제재를 받게 된 루카셴코 대통령 정권에 유일한 '생명줄'이 되고 있다.
미국·EU와 냉전 이후 최악 수준의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서방과의 대결 전선에서 벨라루스를 '전초병'으로 활용하면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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