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아 악화…"5세 이하 어린이 8만6천 명 목숨 위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카리브해 극빈국 아이티에서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의 어린이가 올해 들어 2배로 늘어났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니세프는 보고서에서 "아이티에서 올해 중증 급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5세 이하 어린이는 8만6천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난해 4만1천 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세프는 이 어린이들은 당장 도움을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증도가 아닌 급성 영양실조 어린이도 21만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61% 늘었다.
최근 아이티를 방문한 장 고프 유니세프 중남미 국장은 "너무 많은 아이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일부 아이들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아이티 인구 1천100만 명가량 중 440만 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중 190만 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전했다.
미주 대륙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아이티의 빈곤은 지난 1년간 더욱 심화했다.
아이티도 피해 가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범죄 증가 등이 모두 빈곤 악화에 기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의료체계 혼란 속에 아동 예방접종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올해 어린이들의 예방주사 접종률은 질환별로 28∼44% 떨어졌으며, 이는 디프테리아나 홍역 발병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유니세프는 예방접종을 하지 못한 영유아가 영양실조에 시달릴 위험도 더 크다고 우려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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