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매체, 대학생 체험담 전해…"현금만 주면 검문 통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미얀마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주요 지역에 설치한 검문소에서 군경이 공공연히 뒷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대도시 양곤에서 남부 몬주의 주도인 몰먀잉을 다녀온 한 대학생의 체험담을 전했다.
이 대학생은 지난해 12월 분실한 주민증(National Registration Card)을 재발급 받기 위해 최근 고향인 몰먀잉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현지 규정에 따르면 주민증 없이 장거리 여행을 다닐 경우 해당 관청이나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추천서를 소지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시민불족종운동(CDM)에 참여하기 위해 업무에서 이탈하면서 그는 관청에서 서류를 발급받을 수 없었다.
또 경찰서에 갔다가는 체포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결국 대학생은 이전에 복사해둔 주민증 사본을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이후 3차례의 검문은 무사히 통과했으나 마지막 4번째 검문소에서 한 병사는 노골적으로 금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학생은 곧바로 1만짯(7천500원)을 주고 검문을 통과, 고향에 도착한 뒤 새로 주민증을 발급받기 위해 관청으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도 5만짯(3만7천500원)의 급행료를 주고 다음날 신분증을 수령했다.
양곤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여지없이 뒷돈을 줘야만 했다.
그는 3번째 검문소에서 새로 신분증을 발급받은 이유를 물으면서 차를 마실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찰에게 1만짯을 내밀었다.
마지막 4번째 검문소에서는 일부 승객들이 저항 운동과 관련된 이미지를 휴대폰에서 지우지 않았다가 체포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승객들은 군인들에게 현금을 건넨 뒤 차분하게 자리에 앉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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