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정부 난민캠프 인원 분산정책에 반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정부의 난민캠프 인원 분산 정책에 따라 외딴 섬의 새 주거 시설로 이주한 로힝야족 수천명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남쪽 바샨차르섬에 사는 로힝야족 중 수천명은 전날 "현금과 직업을 제공해달라"며 시위했다.
경찰 측은 "약 4천명이 시위에 가담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돌을 던져 창고 유리를 깨기도 했다"며 "경찰이 공격당하고 차량도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들 로힝야족은 유엔난민기구(UNHCR) 관계자들의 현지 방문 날에 맞춰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서장 알람기르 호사인은 AFP통신에 "UNHCR 대표단이 섬에 도착하는 순간 난민들이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권단쳬 관계자들은 이날 시위에 대해 경찰이 곤봉 등으로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현재 바샨차르섬에는 1만8천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살고 있다. 바샨차르섬은 방글라데시 남쪽 메그나강 하구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곳에 약 10만명의 로힝야족 난민을 옮겨 살게 할 계획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이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2018년부터 이곳에 거주시설을 건설해왔다. 콕스바자르 난민 메인캠프의 과밀 상황이 심각해지자 분산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콕스바자르 난민캠프와 인근 지역에는 약 100만명의 로힝야족이 몰려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샨차르섬에는 수도·전기 시설을 갖춘 주택과 모스크, 농경지, 병원, 경찰서, 학습센터 등이 설치됐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로힝야족이 이곳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농장, 어장 등 여러 기반 시설을 구축했으며 자발적인 동의를 거쳐 이주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주 주민 일부는 당국의 압력에 못 이겨 콕스바자르 캠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민은 바샨차르섬의 지대가 낮아 사이클론과 홍수에 취약하고 생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등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 수십명은 콕스바자르 캠프로 돌아가기 위해 몰래 섬을 탈출했다가 체포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UNHCR은 "대표단이 난민들과 만나 여러 이슈에 대해 귀 기울였다"며 방글라데시 당국과 관련 문제를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방글라데시는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명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들은 당시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 기존 로힝야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했다.
이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가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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