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온라인상에 떠도는 가짜뉴스를 잘 구별해 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이에 더 쉽게 속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NAS) 회보에 발표된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이 단체가 미국인 8천2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90% 정도가 기사 제목을 보고 가짜뉴스인지 사실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답했다.
조사 대상의 약 75%가 뉴스의 진위를 판별하는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평균 22% 높게 과대평가했다.
자신의 가짜뉴스 판별 능력을 실제 측정된 판별 점수보다 50% 이상 높다고 답한 이도 약 20%였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페이스북의 여러 기사 제목을 보고서 기사의 정확도를 평가한 뒤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가짜뉴스를 판별할 능력이 있는지를 정량화한 점수로 매겼다.
연구를 진행한 미 유타대학의 벤 라이언스 교수팀은 "조사 대상이 방문한 웹사이트를 분석해보니 가짜뉴스를 가려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정도가 강할수록 신뢰도가 낮은 웹사이트를 더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이런 이들이 현안에 대한 진위를 성공적으로 구별하지 못했고, 특히 이들은 자신의 정치적 관점에 부합하는 가짜뉴스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가짜뉴스를 식별할 수 있다고 자신할수록 어떤 사안에 대해 자기 생각에 맞는 주장만 취사선택하는 '확증편향'이 강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정치 성향으로 보면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보다 가짜뉴스에 더 쉽게 빠지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라이언스 교수는 "연구 결과는 걱정스러운 상황을 반영한다"라며 "많은 이가 자신이 허위 정보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자신감이 가짜뉴스에 휘말리는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한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허위 정보 판벽 능력과 실제 능력의 괴리가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원인일 수 있다"라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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