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등으로 불길 크게 번져…승무원 25명 전원 이미 구조
화재 잔해 바다에 떨어지며 환경 심각 오염…당국, 선사 등 상대로 소송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무려 13일간 불길이 잡히지 않았던 스리랑카 인근 해상의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에 대한 진화 작업이 마침내 마무리됐다.
1일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디카 데 실바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은 이날 MV X-프레스 펄호의 불이 완전히 꺼졌다고 확인했다.
이 컨테이너선의 화재는 지난달 20일 발생했다.
당시 이 선박은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역을 지나고 있었다.
MV X-프레스 펄호는 지난달 초 인도 서부 하지라를 출항했고 콜롬보를 거쳐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었다.
길이 186m인 해당 선박은 싱가포르 선적으로 1천486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상태였다. 이 화물에는 질산 25t 등 화학 제품과 화장품도 포함됐다.
애초 화재는 작은 규모였지만 화학 물질이 불길을 키웠고 내부 폭발까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이에 선원 25명 전원은 지난달 25일 헬기 등으로 탈출했다.
스리랑카군은 물론 인도 해양경비대까지 선박과 항공기를 투입했고 특수 진화 장비를 갖춘 네덜란드 항공기까지 동원된 끝에 차차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인양업체인 SMIT의 전문가들은 이날 진화된 선박에 직접 올라 상태를 살펴봤다.
엔진실 등에는 그간 진화 작업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물이 밀려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선미도 1m가량 물속에 잠겼다고 실바 대변인은 전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인근 해변과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오염이 발생했다.
화재가 계속되면서 많은 컨테이너가 바다로 떨어졌고, 컨테이너에 실렸던 플라스틱 알갱이 여러 t도 바다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해변에는 타다 남은 컨테이너 잔해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알갱이가 밀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컨테이너선 화재는 관광과 어업으로 유명한 인근 어촌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줬다.
새우와 게 등이 주로 잡히는 인근 네곰보 지역 등에서는 화재 발생 후 이미 조업이 금지됐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MV X-프레스 펄호의 선주인 X-프레스 피더스를 비롯해 선원, 보험사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부실한 포장으로 인해 질산 등이 새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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